20년 만에 돌아온 ‘악마’의 위로… “우아한 생존은 없다…생존 자체가 우아하다”

문화





20년 만에 돌아온 속편, 그만한 기다림의 가치가 있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과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현재를 극명하게 대비하며, 언론계의 변화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변화한 미란다, 더 이상 군림하지 않는다

과거 코트와 가방을 비서에게 던지던 카리스마 넘치는 미란다는 사라졌다. 이제 그녀는 직접 옷을 걸고, 돋보기 없이는 휴대폰 화면도 보지 못한다. 명품 브랜드들을 까다롭게 선별하던 그녀가 이제는 협찬이 줄어들까 걱정하며 브랜드의 과도한 요구까지 받아들인다.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내려온 미란다의 모습은, 전편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씁쓸함을 안긴다.

경쟁이 아닌 생존의 시대

업계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인 치열한 현실이 펼��져진다. 산업 구조가 바뀌며 권력 관계도 뒤바뀌었고, 서구 중심이던 패션 잡지에는 아시아계 직원들이 가득하다.

특히 미란다 밑에서 고생하던 에밀리의 변신은 직장인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한때 부하였던 인물과의 권력 역전은 많은 이들이 꿈꿔왔을 장면이다.

승진 파티가 장례식으로,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미란다의 승진이 예정되어 있던 회장의 생일 파티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회사를 물려받을 아들은 패션에 관심이 없고, 이는 패션 잡지 시대의 종말을 암시한다.

하지만 미란다와 앤디는 포기하지 않는다. 20년 전처럼, 그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최고의 팀워크로 해낸다. 냉정한 계산과 배신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도 사람에 대한 신뢰, 실력 인정, 일에 대한 열정이 기적을 만들어낸다.

진짜 지키고 싶었던 건 권력이 아니었다

미란다는 독설을 퍼붓지만, 진실은 다르다. 무너진 잡지를 재건할 사람은 앤디뿐이라 믿고 그녀를 추천했던 것이다. 이해관계를 넘어선 동료에 대한 신뢰, 프로들만이 나눌 수 있는 연대가 감동을 전한다.

“세상이 뭐라 하든 상관없어. 그냥 이 일이 너무 좋거든.”

미란다의 고백은 모든 직장인을 위한 헌사다. 그녀가 지키려 한 건 권력이 아니라 일 그 자체였다. 화려하게 살아남는 방법은 없지만, 실력으로 버티며 일과 자신을 지켜내는 모든 방식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우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