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속 숨겨진 범죄조직 캄보디아 육합회사의 충격적 운영 실태 연애사기·가상화폐·먹튀를 한곳에서

사회

정글 속 숨겨진 범죄조직 캄보디아 육합회사의 충격적 운영 실태 연애사기·가상화폐·먹튀를 한곳에서





캄보디아 정글 속 복합 범죄조직의 전모

동남아시아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활동하던 ‘육합회사’라는 이름의 사기 조직이 적발되었습니다. 중국인이 최고 책임자로 있는 이 조직은 여러 가지 사기 수법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형 범죄 그룹이었으며, 한국인 멤버들은 약 두 달간 수십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조직은 작년 12월 양국 경찰의 합동작전으로 검거되었으며, 현재 검찰은 체포된 한국인들의 재산을 동결하고 법적 처리를 진행 중입니다.

■ 연애와 투자를 미끼로 한 사기 수법

작년 12월, 양국 경찰 합동팀은 범죄 현장에 갇혀있던 20대 남성 1명을 구출하고 조직원 26명을 붙잡았습니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이 조직은 연애 사기, 투자 사기, 신종 먹튀 사기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구조였습니다. 기존의 범죄 그룹들이 한 가지 방식에만 집중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입니다.

조직 구조는 중국인 최고책임자 ‘크리스’를 정점으로, 부책임자와 각 팀별 관리자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주요 간부진은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연애와 코인투자를 결합한 사기팀은 총 5개로, 그중 4개는 중국인으로만 구성되었고 나머지 1개 팀은 한국인 23명으로 꾸려졌습니다. 먹튀 전담팀은 국내를 집중 타겟으로 한국인 7명이 별도로 운영했습니다.

연애 빙자 사기는 30~40대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남 앱에서 시작됩니다. 조직원들은 증권회사나 금융권에 다니는 30대 여성으로 가장한 프로필을 만들고 먼저 접근했습니다. 내부에서는 이들을 ‘채터’라고 불렀습니다.

채터는 피해자와 평범한 대화를 나누며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충분히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단기 옵션 거래를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함께 목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피해자가 투자를 결심하면 돈은 정교하게 설계된 경로로 이동합니다. 먼저 국내에서 테더(달러 연동 가상화폐)를 구매하게 한 뒤, 해외 거래소 지갑으로 옮기게 합니다. 그 다음 “수익률이 높은 특별한 거래 플랫폼이 있다”며 조직이 만든 가짜 거래소로 유도합니다.

조작된 플랫폼들의 이름은 ‘비너스 프로’, ‘지넥스’, ‘노비큐’, ‘카나MR’ 등입니다. 피해자의 화면에는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조작된 숫자입니다. 출금을 요청하면 세금이나 추가 인증을 이유로 돈을 더 요구하다가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작년 8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한국인 조직원들이 벌어들인 금액은 13억 5천만 원 이상입니다.

■ 공공기관 납품업체를 노린 먹튀 사기

먹튀 전담팀은 한국인 조직원 윤 모씨가 합류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윤 씨는 간부들에게 이전 조직에서 높은 실적을 올렸다며 먹튀 사기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수법은 2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 팀은 정부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서 공공기관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 다음 군부대나 공공기관 담당자인 척 접근해 “기존 거래처의 가격이 올라 계약이 끊겼다. 공공기관은 직접 가격 협상이 어렵다”“예산은 이미 정해져 있어 원래 가격대로 줄 테니, A 업체와 협의해서 대신 구매해달라. 차액은 가져도 된다”고 제안합니다.

공공기관과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말에 피해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 2단계 팀이 등장합니다. 2단계 팀은 실제 A 업체 직원으로 가장하며 가짜 사업자등록증과 공장 사진까지 보내 신뢰를 얻습니다.

피해자가 물품 대금을 송금하는 순간 조직은 돈을 가지고 사라집니다. 피해자는 돈도 잃고 물건도 받지 못하는 이중 피해를 입습니다.

먹튀팀은 작년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단 두 달간 10억 6천8백만 원 이상을 빼돌렸습니다.

■ 철저한 내부 규칙으로 관리된 조직

이 조직은 내부 규칙을 만들어 조직원들을 통제했습니다.

    • 검거를 피하기 위해 서로 가명 사용
    • 계약 기간 최소 6개월
    • 근무 중 개인 휴대폰 제출
    • 흡연과 화장실 이용은 정해진 시간에만
    • 유흥시설 이용은 한 달에 최대 3회로 제한

근무 시간도 팀별로 달랐습니다. 피해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저녁을 노린 연애 사기팀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공공기관 업무 시간에 맞춰야 하는 먹튀팀은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했습니다.

각 팀의 수법과 활동 시간은 조금씩 달랐지만, 간부를 통해 실적을 공유하고 정산을 받는 등 사실상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였습니다. 또한 신입이 들어오면 실적이 좋은 선배 2~3명을 배치해 범행 방법을 직접 가르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현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 내 여러 지역을 이동하던 이 조직은 작년 12월 한국-캄보디아 합동수사팀과 국가정보원의 공조 수사로 적발되었습니다. 이 작전으로 한국인 용의자 26명이 검거되었고, 범죄 현장에 감금되어 있던 20대 한국인 남성 1명이 구출되었습니다.

일부 조직원들은 간부들의 폭행과 감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 대부분의 조직원들이 현지 유흥업소, 미용실, 병원, 쇼핑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생활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인 조직원 7명에 대해 범죄 수익 환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지난 6일 한국인 조직원 윤 씨에 대한 검찰의 재산 동결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개인당 집행 금액은 약 500만 원에서 최대 5천만 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