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을 칠판 앞으로 불러 문제를 풀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학부모로부터 매일같이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이 상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개인 SNS에까지 찾아가 “매일 놀러 다니느냐”, “수업 준비나 하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교사가 교권 보호 위원회에 이를 신고하자, 학부모는 오히려 교사를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했습니다.
이는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속 장면입니다. 하지만 현직 교사들은 이것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정당한 교육 활동이 정서적 학대로 신고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년째 잠자는 법안
교육계에서는 어떤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법 개정안이 2024년 중반에 국회에 제출됐지만, 2년 가까이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출된 개정안들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 지도를 학대에서 제외하고, 정서적 학대를 ‘폭언, 욕설, 비방 등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행위’로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으로 규정하지 못한 학대 유형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안에 떠는 교사들
한 교원 단체가 올해 봄 전국 교사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1%가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하면서도 학대 신고를 당할까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보복성 신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교사들이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조사에서는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의 72%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보복성 학대 신고가 두렵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교원 단체들은 국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법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법을 바꾸지 않으면 공교육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