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전시와 투자 사기의 연결고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 3월부터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평일에도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이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서 미술품 재테크 사기에 악용된 사례가 있어 주목됩니다.
미술품에 투자하면 매달 정해진 수익을 주고 원금도 보호해준다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여러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주는 전형적인 불법 금융 수법이었습니다.
특정 업체의 문제점
한 미술품 투자 회사는 2023년 말 기준 약 700억 원 규모의 미술품을 보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회사는 투자 원금을 보장한다며 미술품 분할 투자 상품을 판매했으나, 실제로는 미술품을 팔면서 손실을 입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유명 작가의 작품 한 점을 구매하면서 2022년 초 13억 원을 모집했습니다. 이 회사는 해당 작품을 포함한 3개 작품을 담보로 25억 원을 빌렸고, 연 이자는 12%였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2025년 3월 해외 경매에 나왔을 때 낙찰가는 약 8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투자 금액의 60% 수준이었습니다.
사기 혐의와 수사 상황
이 회사 대표는 2025년 7월 사기와 불법 금융 행위 혐의로 과거 동업자에게 고발당했습니다. 이후 미술품 투자자 일부도 고소에 참여했으나, 아직 경찰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표는 자신이 동업자들에게 속아 미술품 거래에서 손해를 보면서 자금난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동업자 측은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미술품에서 가상자산으로 투자 대상 변경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회사 대표는 2025년부터 특정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술품으로 투자금을 모으기 어려워지자 가상자산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사는 미술시장 불황을 이유로 미술품 투자자에게 수익금 지급을 미루면서도 가상자산 투자는 적극 권유했습니다. 2025년 5월에는 해당 가상자산이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을 진행 중이며, 세계 최대 거래소에도 3분기 중 상장 예정이라고 공지했습니다.
회사 측은 “현재 가격이 20원대인데 10원에 구매할 기회를 드리겠다”며 “여유 한도가 몇억 원 안 남아서 금방 마감될 것”이라고 부추겼습니다. 투자자에게 약속한 수익은 주지 않으면서 추가 투자를 요구한 것입니다.
과장된 투자 수익 주장
대표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은 한 투자자는 “상장되면 최소 100배 이상 오를 것이며, 1억 원을 투자하면 100억 원이 되고 3000억 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여러 거래소에 차례로 상장할 예정이며 유명 거래소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 주장과 달리 해당 가상자산은 2025년 유명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습니다. 2025년 11월경부터는 개발업체가 국내 한 거래소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세 조작 암시와 정치권 인맥 과시
대표는 한 투자자에게 “거래소는 발행가의 20배까지 가격을 올리는 것을 허용한다고 들었다”며 “최근 실체 없는 가상자산이 상장 첫날 1000배까지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개발사 대표를 따르는 자산운용사 대표의 부친이 한 국회의원과 친하며, 지역화폐 사업 플랫폼 제공 의뢰가 들어왔다”며 정치권 인맥이 있는 것처럼 과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가상자산 상장을 미술품 투자 수익금 지급 중단 이유로 들기도 했습니다. 한 투자자에게 “상장하는 데 여러 비용이 들어서 회사에 여유 자금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투자자는 “미술품 투자 계약에 대해 답을 요구했더니 가상자산의 장점만 늘어놓았다”며 황당해했습니다.
현재 상황
이 회사는 올해도 “조만간 상장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투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의 갤러리에서 최근 블록체인 관련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해당 가상자산은 여전히 유명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으며, 해외 소규모 거래소 3곳에서 약 1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25년 가상자산 투자로 약 22억 원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표는 과거 자산관리 전문가를 자처하며 고액 자산가를 위한 각종 금융 강의를 해왔다고 홍보했습니다. 2025년 11월 한 인터넷 언론 인터뷰에서는 해외에서 문화 사업을 진행하며 5년간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와 대표는 2025년 7월 이후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는 같은 해 7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투자금 돌려막기가 아니라면 어떻게 수익금을 지급했는지 명확히 답하지 않았으며, 미술품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실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