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함께한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의 고백 “이토록 긴 동반자 관계는 기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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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함께한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의 고백 "이토록 긴 동반자 관계는 기적이에요"





7년 만에 한국을 찾는 라베크 자매

이번 달 26일, 두 자매가 ‘장 콕토 3부작’을 무대에 올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무대를 나누는 것, 그것이 피아노 듀오의 매력이죠.” (언니 카티아의 말)

“서로 다른 개성이 만날 때 더 흥미로운 음악이 탄생합니다.” (동생 마리엘의 말)

보통 피아노 연주자는 큰 무대의 한가운데에서 홀로 연주합니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도 거대한 피아노 앞에 혼자 앉아 모든 압박을 견뎌내야 하죠.

하지만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카티아(76세)와 마리엘(74세) 자매는 다릅니다. 두 대의 피아노를 마주보고 앉아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영화 속 피아노 대결 장면처럼 서로 호흡을 맞추며, 혼자였다면 받았을 조명도 기꺼이 함께 나눕니다.

이렇게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무대에 선 지 벌써 60년이 흘렀습니다.

이번 공연의 특별함

이번에 연주할 ‘장 콕토 3부작’은 현대 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가 라베크 자매를 위해 만든 곡입니다.

전설적인 프랑스 예술가 장 콕토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세 편의 오페라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구성한 작품이죠.

“글래스의 음악은 반복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섬세하고 감정 표현이 풍부합니다. 노래 없이 오페라를 연주하는 것은 도전이지만, 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입니다.” (마리엘)

“두 대의 피아노만으로도 풍부한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오케스트라에서는 들을 수 없던 소리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래 선율은 피아노 연주 안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카티아)

60년 동반자 관계의 시작

두 자매가 피아노 듀오로 첫 무대에 오른 것은 1968년입니다.

당시 촉망받던 솔로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듀오 활동을 선택했습니다.

1981년에는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두 대의 피아노로 재해석한 음반이 50만 장 이상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피아노 듀오가 거의 없었어요. 파리 음악원에서 1등상을 받았는데도 듀오 활동을 하겠다고 하니 음악원에서 거절했습니다. 피아노 듀오를 정식 실내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카티아가 직접 원장을 만나 설득해서 결국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마리엘)

솔로 연주에 대한 갈망은 없었을까?

두 자매는 “한 번도 혼자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높은 음을 좋아하는 카티아와 낮은 음을 선호하는 마리엘은 각자 연습한 후 함께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우리의 다름이 오히려 듀오를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한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언니처럼 연주하려 한 적이 없고, 언니도 저처럼 연주하려 하지 않습니다. 무대 위에서도, 일상에서도 우리는 매우 다른 사람들입니다.” (마리엘)

갈등은 없었을까?

일반 자매처럼 다툼도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만큼은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견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때로는 격한 논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야말로 진정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카티아)

“오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어요. 기적이라고 할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음악을 만들고 싶은 열정, 연습하고 싶은 열정, 새로운 곡을 배우고 싶은 열정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마리엘)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만 동시에 각자의 독립성을 지킵니다. 삶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자유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관람 팁

“장 콕토의 영화를 미리 보시면 이 마법 같고 시적인 세계로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리엘)

“영화를 다시 보는 과정은 정말 영감이 넘쳤습니다. 이 작품들 안에는 너무나 많은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카티아)